안녕하세요 정보를 알려드리는 다올입니다.
최근 의사들(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 1만 5천여 명이 지난 7일 파업했습니다. 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출처 : 구글이미지 (뉴시스)
◆ 현 정부 시책에 따른 현직 의사의 의견
이번 파업은 모든 진료 영역에서 철수하는 전면파업이지만, 사실 진료공백은 크지 않을거 같으며, 하루만 철수한 상징적 파업이이기도 하고, 요즘 대학병원에는 전공의 선생님들도 많고, 교수님들도 전공의 일을 하루 정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 피해는 많이 없을거라 내다 봤습니다. 다만 이 파업이 장기화 될 시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파업을 하게 된 이유는 앞서 언급한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생 4,000명 증원 때문이며, 이에 대해 적어보겠습니다.
우선 이 정책이 나온 이유는 흉부외과, 산부인과, 중증외상외과 처럼 필수적이면서도 생명과 직결되는 과를 지원하는 젊은 의사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공의대를 설립하고 그곳에 입학하는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졸업 후에는 정부에서 정해주는 몇가지 필수 의료분야를 전공하며 의료 취약지에서 10년간 강제로 복무하는 정책을 말합니다. 이 정책은 실패하고 지금의 의료시스템도 망가질거라고 생각 합니다.
어렵게 갈 것 없이 군대 병원을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보통 군인들도 병원에 갈 때 군 병원 보단 민간 병원을 선호합니다. 왜 그럴까요? 군 병원의 의료의 질이 떨어지긴 때문입니다. 군 병원의 의사 선생님들을 비하하는건 아닙니다. 군 병원의 선생님들은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은 후에 전문의를 따신 분들이고, 전문의가 된 후에도 대학병원에서 1~2년 근무하다가 군 병원에 복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러니까 대학병원과 군 병원 사이에 의료진의 차이는 사실 크지 않습니다. 군 병원에 일하는 의사가 얼마 전까지 대학병원에서 일하던 그 의사니까 말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 의료 질에서 차이가 날까요. 강제로 복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대해 반론 하시는 분들은 공공의대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애초에 어려운 사람을 돕기위해 의사가 되려고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니까, 이기적인 요즘 의대생들과는 다르다고 말씀하실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입시전형은 없습니다. 공공의대로 입학하는 학생들은 마음이 따뜻한 학생들 보다는 의사가 되고 싶지만 의대에 가기는 성적이 약간 모자란 학생들일 가능성이 높겠죠. 결국 일반 의대생이나 공공 의대생이나 성적말곤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건 이미 실패한 제도인 의전원 제도의 예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의사로 만들어서 임상의사 보단 기초의학을 연구하는 의과학자를 육성한다는 취지에서 의전원 제도를 시작했지만 의전원 도입 후 오히려 기초의학 전공자는 줄어들고 임상의사 비율이 증가했죠. 이건 의전원 학생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말이 절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이 의사가 되던지 전공 선택에 중요한건 그 전공의 장래성이나 연봉, 직업 안정성 이런 실질적인 것이지, 그 사람의 출신배경, 살아온 환경, 따듯한 마음 이런게 아니란 뜻이죠.
기초의학 연구가 장래성이 있고, 안정된 취직 자리가 있다면 굳이 의전원 제도를 만들지 않아도 의대생들이 알아서 지원 했을거구요. 그게아니라면 어떤 제도를 만들더라도 지원하지 않을겁니다.
그런데 의전원 제도와 달리 공공의대생들은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없고, 근무지 선택도 불가능한 상태에서 10년간 강제 복무를 해야되니 그 기간동안 군 병원 이상의 의료 질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죠. 그래도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 접근성이 늘어나고 서비스가 나아질거라고 주장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한번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인구 천명 당 의사 비율이 2.33명으로 가장 낮은편 입니다. 그런데 OECD 국가 중에서 의료 접근성은 몇 등일까요? 정확한 등수를 매기긴 어려워요 아마 최상위권일 것입니다. 이건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의사 수가 적으면 의료 접근성이 떨어져야되는데 말이죠. 의사 수가 많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그리스는 인구수 천명 당 5.35명으로 우리나라의 두 배가 훨씬 넘죠. 그럼 우리나라보다 의료 접근성이 두 배 좋을까요? 아니죠. 우리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나 의료의 질이 떨어집니다.
이처럼 극단적인 예가 아닌 선진국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스웨덴은 인구 천명 당 4.3명으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지만 진료를보기 원하는 환자의 1/3이 90일 이상 대기해야 될 정도로 의료 접근성이 낮습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같은 선진국들도 모두 우리나라보다 의사 천명당 비율이 조금씩 높지만 의료 접근성이 높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많은 해외 교포분들이 큰 수술을 받아야 할 땐 일부러 한국에 들어올 정도니까 말이죠.
그럼 왜 우리나라는 이렇게 의료 접근성이 높을까요? 우리나라 의사들이 착해서 그럴까요? 아니죠. 돈을 벌고 싶어하는 의사들의 이기심 때문이죠. 최대한 많은 환자들을 치료해 돈을 벌고 싶어하는 마음, 그래서 의사의 수와 의료 접근성은 비례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보다 의사의 이기심을 자극할 의료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의대 의사들에게 10년간의 복무 기간동안 이런 이기심을 기대하긴 어렵겠죠. 그리고 의료 취약지에서 10년간 강제로 묶여 있었는데, 그 기간이 끝나고도 같은 지역에서 같은 일을 하기위해 남아있을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섬뜩한거 같아요. 내가 그렇게 한다 하고 공공의대에 입학한 것이지만, 겨우 19~20살때 결정한 것이고, 마음이 바뀔수도 있으니 말이죠. 그런데 의대 6년,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그리고 수련 받는 기간을 의무 복무에서 2년정도 빼준다고 하니 전문의 따고나서도 거의 8년정도를 거주의 자유도 없이 강제로 묶여 있어야하는데, 섬에서 공보의 근무하듯이 마음대로 어디 못가고, 공무원한테 감시받고 멀리 나갈때마다 보고하고 그런 생활을 10년 넘게 한다면... 그분들의 직업 선택권이나 거주의 자유, 인권은 차치하고 나서라도 그 기간동안은 의료 취약지에 필수 의료분야에서 일을 하시겠죠.
하지만 10년이 지난 뒤에도 남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겁니다. 그걸 강요해서도 안되고요. 그런데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어요. 공공의대가 아닌 일반 의대생들은 공공의대생에게 강제로 할당되는 과들을 지원할까요? 아니죠. 예전보다 더 안가겠죠. 그 과를 전공하면 필드에 나왔을때, 매년 수백 명씩 쏟아지는 공공의대 출신들과 경쟁해야되는데, 과연 그 과를 선택할 수 있는 일반 의대 출신 의사가 있을까요. 의사들이 흉부외과나 소아외과를 선택하지 않는건 돈 때문만은 아닙니다. 물론 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많이 벌고 싶어하지만, 돈을 적당히 벌면서 보람있는 일, 명예로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어느 직업군이나 일정 비율 있습니다. 의사들은 체감상 다른 직업군에 비해 그런 사람들이 훨씬 높은 편인데, 왜 흉부외과, 소아외과를 전공하는 의사는 없을까요. 취업할 수 있는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흉부외과 의사가 모자란데 왜 흉부외과 의사가 취업할 자리가 없을까? 이상하죠. 정답은 간단합니다. 돈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수술을 많이해서 사람을 살릴때마다 병원에 손해가 생기기 때문에 그런 손해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병원에만 자리가 있는데, 그런 큰 병원은 전국에 몇개 없기때문에 흉부외과 전문의가 자기 전공을 살리며 일할 수 있는 자리는 얼마안된다는 말이죠. 그래서 레지던트때는 갈 자리가 넘쳐나지만 막상 전문의가 되면 취업할 곳이 없는 것입니다. 다른 기피과들도 비슷한 상황인거죠.
기피과들의 공통적 문제점은 전공의 때는 전국에 갈 자리가 넘쳐나지만 전문의를 따면 갈 자리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이런 바이탈을 다루는 과들의 전공의 지원율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의료 수가를 높이면 됩니다. 흉부외과 의사가 부족하다면 심장수술 수가를 높여 심장수술을 한번 할때마다 병원이 수익이 나도록 시스템을 짜면 됩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부족한다면 분만 수가를 올리면 됩니다. 돈을 벌고 싶어하는 이기적인 병원장과 의료재단 이사장들이 알아서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그럼 전공의 지원이 늘어나고 로컬에서 전공과 관련없이 일하던 전문의들이 다시 돌아와 일을 하겠죠.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는데 왜 정부는 의료 수가를 올리지 않을까요.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정치인들은 환자를 살리고 싶어하지 않아요. 중증외상환자를 예로 들면, 이국종 교수님같은 중증외상전문의들이 365일 24시간 병원을 떠나지 못하는 근본적 원인은 수가가 낮기 때문이죠. 만약 수가가 충분히 높아 지금의 두 배 인원을 고용할 수 있다면 1년 중 반은 집에 가실 수 있겠죠. 세 배의 인원을 고용할 정도로 수가가 높다면 정상적 생활을 하시며 좋은 컨디션으로 더욱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24시간 당직을 사며 사람을 살릴수록 적자가 늘어납니다. 그리고 전국의 중증외상센터들은 이 적자를 메꾸기 위해 국가에서 지원금을 받죠. 지원금을 받아 운영할 수 있는 중증외상센터를 이기적인 대형병원 이사장들이 굳이 만들 이유가 없겠죠.
근데 정부는 왜 중증외상환자를 살리면 적자가 나는 구조로 만들었을까요? 중증외상환자를 살리고 싶지 않기때문이죠. 정확히 말하자면 정치인들이 중증외상환자들을 살리는데 세금을 쓰고 싶지 않아하기 때문입니다. 중증외상환자를 한명 살리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지만, 그런 돈을 써도 정치인이 얻을 이득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람을 살릴 수록 적자가 나도록 수가를 정해놨습니다.
그럼 공공의대엔 왜 돈을 쓰려고 할까요.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공공의대 설립을 원하는 지역 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병원협회(병원 소유 경영자 모임)도 있습니다. 일단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사를 고용하는 비용이 저렴해질 가능성이 높으니까 의사를 고용해 수익을 내야하는 그 분들은 찬성하는 것이죠. 그리고 전문가인 의사를 컨트롤 하고 싶어하는 정부 권력도 있겠죠. 전문가로서의 의사 소견이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예를들어 감옥에 있는 전직 대통령을 한 장의 진단서로 감옥 밖으로 빼온다던지 비리를 저지른 대기업 총수가 곤란한 재판에 불참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도 있죠. 그렇기에 이런 전문가들이 권력으로부터 최대한 독립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 국립전염병 연구소 파우치 소장처럼 대통령의 의견을 정면에서 반박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공무원이라도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전문가로서의 권한이 주어져야 할거 같은데, 우리나라는 그런게 부족한거 같습니다. 공공의대 설립시 많은 곳에서 악용될 소지가 다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제 개인적인 생각은 기피과의 의료 수가 조정없이 의료 취약지에서 강제로 복무하게 만드는 공공의사 제도는 군 병원과 같은 이유로 의료 질 하락을 피할 수 없고 10년간의 강제 복무가 끝난 뒤에 그 지역에 남아 같은 일을 계속 할 의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일반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공공의대생들에게 할당되는 기피과는 더 기피하게 되는 현상이 생길수 밖에 없기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더 기형적으로 변할거 같다. 그 피해는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받겠죠. 예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몇가지만 보완하면 정말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책은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느낌이에요.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료 정책이 진짜 실현되면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큰 변화를 겪게 될거 같은데 저는 한 명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큰 변화는 원하지 않습니다. 정책을 추진하시는 분들은 강제력에 바탕을 둔 공공의료 시스템도 훌륭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시지만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도 본인이 큰 병이 걸렸을때 공공의료 방식으로 치료받는 것을 선택할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개인적인 생각으론 공공의대 만든다고 세금 쓰지말고 그냥 흉부외과나 중증외상 아니면 산부인과 같이 힘든 수술하는 과들 수가나 많이 올려주면 좋을거 같아요.
출처 : https://youtu.be/Gtx9Koc39Wo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공유해 드립니다.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의사가 부족해 보이진 않습니다. 물론 의료 취약지는 다르죠. 하지만 만약 그곳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수단이 있고 실력을 정진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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